그리고 학교 선생님이 조문을 가보라고 하셨다. 그때까지 집안에서 장례를 치러 본 경험이 없어서 조문이라는 것이 뭔지도 몰랐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혼자서 춘천시내 강원도 도청 옆의 분향소를 다녀온 기억이 난다.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왠지 모를 엄숙한 분위기,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영정앞에 피워진 향내가 기억난다. 또 내 차례 앞에서 어떤 아주머니께서 통곡을 하시면서 우시는데 나도 모르게 그냥 따라서 눈물이 났었다. 무엇을 기원했는지는 모르지만 짧은 묵념을 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조문이라는 것을 해 보았다.
어제 밤에 종현이를 데리고 덕수궁 분향소를 다녀왔다. 요즘엔 아이들이 더 바빠서 스케줄 정하기도 어렵고, 또 종현이는 친구와 놀고 싶은 생각때문인지 가기 싫다고 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함께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숙제 안 해도 좋으니 그냥 같이 가자고 데리고 갔다. (그래도 숙제는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다 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이 많다 보니 내 어린 시절 기억속의 엄숙한 분향소 분위기는 아니었다. (정부 공식 분향소의 모습은 그런 분위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시청 지하철역과 덕수궁 담벼락을 가득 채운 노무현 대통령께 보내는 메모들과 사진들 속에 그리워하고 고마워하고 안타까워 하는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의 안내와 통제를 따라 '근조' 리본을 달고, 국화꽃을 헌화하였다. 묵념을 하며 남은 가족들에게 힘을 주시라고 기도했다. (종현이는 무슨 기도를 했을지 모르겠다.)
세월이 흐르고 종현이가 자라서 이 날을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정치인 노무현'이 종현이가 커서는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 노무현'을 잃은 아빠세대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사는 세상'에서 살며 이 날을 떠 올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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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조금 자라서 이번 일에 대해 물어본다면 과연 어떻게 설명을 해줄수 있을까요? 군사독재 시대도 아닌데 시대의 아픔이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기엔 많이 구차하겠죠. 현실과 비현실, 상식과 몰상식이 공존하는 사회가 지금의 '대한민국'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뉴스를 같이 보다보면 참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 아쉽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일때 더욱 그렇고요. 그냥 답답합니다.
분명 기억할꺼에요..
한동안 뉴스보도를 많이 봤던 탓인지 40개월이 조금 더 지난 아들녀석이
조기 다는 모습에 할아버지(노무현 대통령) 얘기를 하더군요..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궁금합니다. 세상을 조금 이해할 때 쯤 다시 한 번 물어봐야겠네요.
저희 아이들이 물어 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죽었냐고...
저는 자세한 설명은 못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16대 대통령 노무현이
만들고자 했던 세상이 열리기를...
우리 아이들은 정말 '사람사는 세상'에서 살아야할텐데 말입니다.
정치인으로서의 그 분에 대한 평가는 어떠하든지 간에...
나중에 우리나라의 역사의 한 장면을 직접 겪은 체험으로 오래오래 남지 않을까 싶네요.........
사진이라도 남겨줄까 했는데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은 없지만 어렴풋이라도 기억이 나겠죠? 종현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데 좋은 역할이 되면 좋겠네요.
가슴이 아려옵니다..부끄러운 어른들의 모습을 물려주어서는 안되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물려주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삶에서, 신앙적인 면에서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