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언어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것은 소통의 당사자들 즉,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 서로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상대방의 말이 외국어라 말하기는 힘들어도 서로 상대방의 말을 이해는 한다. 또 상대방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 경우 적어도 서로 되묻는 과정을 통해 이해하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그리고 때로는 부모는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말을 안 해도 알고, 아이들도 부모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가끔씩 종현이와의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가끔은 종현이의 영어 자체를 못 알아 듣겠고, 또 영어는 알아 듣겠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지를 모르겠다. 예전에는 종현이에게 직접 책도 읽어주고, 종현이가 즐기는 TV 만화 프로그램과 영화도 같이 보고, 놀이도 같이 하다 보니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았다. 그런데 이제 종현이가 읽는 책을 일일이 다 읽어보지는 못하겠고, TV나 영화도 예전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직접 등장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등장인물들에 대해 누가 누구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못 알아 듣겠다. (한국 연예인도 잘 모르겠는데 미국 연예인들 소식은 정말이지 더 모르겠다.)
무엇보다 요즘에 종현이가 제일 관심가지고 좋아하는 것이 농구인데 NBA 농구 선수들 이야기를 하는데 연예인보다도 더 모르겠다. 얼마 전 NBA 플레이 오프(Playoffs)를 보면서 코비(Kobe Bryant)가 어쩌고 저쩌고까지는 그나마 알겠는데 잘 모르는 팀 선수들에 대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대꾸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또 당시 농구를 같이 보던 것도 아니고 나는 내 할 일로 바쁘던 때라 한쪽 귀로 흘려 들으며 '그래', '종현이가 잘 아는구나', '아빠는 모르겠는데...'만 연발한다. 그러다보니 종현이도 아빠의 무성의한 답변을 눈치채고는 실망스런 표정을 짓는다.
아이와의 소통에 실패하고 있으니 좋은 아빠가 되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소통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심을 갖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를 원하는데 A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는 노력없이 B를 대답하면 올바른 소통이 될 수 없다.
둘째, 상대방의 이야기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어로 대화하는 경우 가끔씩 전체를 못 알아듣고 몇 단어만 알아 들었을 경우 내 스스로 상상을 해서 이런 이야기겠거니 단정하고 대답을 하다보면 엉뚱한 대답을 하게 된다.
셋째,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던 내 대답을 이미 정해놓고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 경우이다. 가끔 블로그에서 댓글로 논쟁이 붙었을 때 보면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면서도 말꼬리를 잡고 자기가 주장하는 바를 굽히지 않아 논쟁이 더 커지고 소모적으로 되는 경우를 보곤 한다.
요즘 한국 사회의 제일 큰 화두 중의 하나도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인 것 같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소통이 원활한 것 같지는 않다. 미주 한인들과 달리 모두 같은 한국어를 사용하면서도,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서로 알고 있으면서도 소통이 잘 안되는 것 같다.
아무쪼록 서로 상대방의 주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힘(공권력)이 아닌, 폭력이 아닌 방법으로 소통에 힘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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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훨씬 효과적입니다. 저희 집도 부모는 한국어, 아이들은 영어로 대화를 하지요. 어떤 때는 그게 너무 익숙해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별로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합니다. 아이들이 크면 한국에 보내 한국말을 배우게 할 것이고, 또 일단은 의사 소통에 문제는 없으니까요.
그보다 아이들과 같은 관심을 유지할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네요. 특히 미국 아이들의 학교 생활은 제가 전혀 모르는 부분이라요. 어떤 때는 이해못하면 이해못하는데로 받아줘야겠다 생각도 합니다.
아이들과 같은 관심 유지가 중요하면서 힘들죠. 아이들의 커가면서 관심갖는 분야가 제가 잘 모르거나 관심 없는 것일 경우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반응하면서 아이에게 배우면서 관심 가져봐야겠네요.
저희 집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큰 애는 한국말이 서툴러서 거의 영어로만 말하고 둘째는 한국말과 영어 둘 다 아직 익숙지 않고 막내는 언어 자체가 아직 없어서 그냥 울거나 소리를 질러대고... 아직까지는 큰 불편없이 지내고 있지만 앞으로 서로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영어의 뉴앙스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아이들이 쓰는 표현 중에 쓰면 안 좋은 것인지 써도 괜찮은 것인지를 가끔 구분하기 힘들어 아이들 (영어) 언어생활 지도가 힘들다는 것이 좀 염려되기도 하죠.
또 점점 크면서 친구의 비중이 커질텐데 좋은 친구들 만나 좋은 말을 더 많이 하면서 컸으면 좋겠어요.
다들 미국에 사는 분들이라 공감대가 비슷하군요.^^
요즘 우리 바다는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답니다.
열심히 하긴 하는데..
<나>를 넘버<4>라고 말을 해서 엄마를 웃겨주네요.ㅎㅎ
가만보니까..한국말 단어를 많이 모르다보니..
더 영어로만 말을 하는것 같아서..시작했는데..
길게 갈지..잘 모르겠어요.
종현이도 한글 '나'를 쓸 때 넘버 '4'처럼 쓰곤 하던데 아이들은 다 비슷한가봐요. ^^
포스팅 보니 바다의 노래가 올라왔던데 바다의 한국어 노래실력 들으러 가봐야겠네요.